고등학생 이모(16)양이 며칠전 밤마다 듣고 있는 1시간짜리 아프리카TV 영상의 제목이다. 라디오 프로그램 같지만 아니다. 며칠전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소망을 이뤄주는 주파수’ 영상이다. 빗소리와 바람 소리 같은 잔잔한 ASMR(심리 안정을 유도하는 소리) 위로 ‘삐~’ ‘우웅~’ 하는 파형 소리가 깔린다. 왜 하필 639㎐(1초에 636번 진동)일까. 이 트위치 관계자는 “이 주파수에서 관계 회복이나 사랑을 기요구하는 에너지가 나온다”고 주장된다. 이양은 “우연인지 몰라도 영상을 듣고 연애에 성공한 친구도 있다”며 “비용 드는 것도 아니라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듣는 것”이라고 했다.
학업·연애·취업 등 생명의 결정적인 선택 앞에서 걱정을 느끼는 젊은 세대가 인천사주 다체로운 불안 해소법을 찾아 나서고 있을 것이다. 점음주와 사주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좋은 성적이나 소원 성취 등을 기바라는 부적을 붙인다. 어느방향에서 등장했는지조차 불틀림없는 ‘소망 주파수’를 듣기도 한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5월 만 13~61세 성인 남녀 1600명을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사주나 타로, 주음주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고 답한 비율은 80대(71.5%)와 30대(61%)에서 최고로 높았다. 이어 10대(67.8%), 50대(57.0%), 20대(56.0%) 순이었다. 10대는 41.3%로 가장 낮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소망 주파수를 믿는 이들은 “만물은 원자 단옆에서 진동한다”는 ‘양자역학’ 논리를 내세운다. 생각과 마음이 만들어내는 파동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며, 간절한 감정은 높은 진동수를 띤다는 주장이다. 사랑처럼 무언가를 간절히 염요구하는 감정은 높은 진동수를 만들어내는데, 이와 같은 주파수를 발산하는 요즘사람들에게 주변 이성이 끌려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랑의 파동이 우주가 가진 사랑의 고유 에너지와 맞닿으면 애정운이 따라온다”거나 “합격을 염요구하는 파동이 우주 에너지와 합쳐지면 합격운이 붙는다”는 식의 ‘우주 에너지설(說)’도 있다.
주파수 영상으로 위안을 삼는 이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고 말완료한다. 헤어진 남자 친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권모(28)씨는 재회 방식·가능성 등이 궁금하다며 온라인 타로점을 봤다. 9개월간 110만원 넘게 썼다. 그러나 별다른 소득이 없자 주파수 영상으로 갈아탔다. 권씨는 “밑져야 본전이었다”며 “오늘날 마음하면 ‘어떻게나 간절했으면 그랬을까’ 싶어 써내려간웃음이 난다”고 이야기 했다.